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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세계 최강의 인맥 사전

링크드인은 이력서를 인터넷에 올리고 업무상 인맥을 관리하는 SNS다. 미국에선 최고의 비즈니스 도구로 인정받는다.

 

 

임정욱 (다음커뮤니케이션 임원)  |  webmaster@sisain.co.kr

 

 

 

요즘 미국에서 최고의 비즈니스 도구는 링크드인(www.linkedin.com)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링크드인은 커리어를 관리하고 사업 파트너와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음은 필자가 겪은 에피소드들이다.

#1. 한국 쪽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특정 회사와 제휴를 논의해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링크드인에서 회사 이름을 검색하자 그 회사의 CEO와 내 지인인 벤처투자자(VC)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샌프란시스코에 간 김에 그 회사와 미팅을 하고 싶은데 CEO를 소개해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는 이메일을 VC에게 보냈다. 그러자 VC가 소개 이메일을 금세 써줬고 CEO가 화답을 해서 바로 미팅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미팅에 들어가기 전에 만나기로 예정된 그 회사 직원들의 경력도 링크드인을 통해 대강 먼저 살펴볼 수 있었다.

#2. 몇 달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벤처캐피털 관련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행사에서 만난 업계 사람 20여 명의 프로필을 일일이 링크드인에서 검색해 연결 신청을 했다. 20여 명 중 프로필 정보가 검색되지 않은 사람은 서울에서 출장 온 한국인 1명뿐이었다.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생소할 이름인 링크드인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일종이다. 하지만 대개 친목이나 오락을 위해 사용하는 싸이월드·페이스북·트위터 등과 달리 링크드인은 철저히 비즈니스를 위한 SNS다. 자신의 이력서를 인터넷에 올리고 전·현직 직장동료나 상사, 거래 회사의 지인 등 업무상 생긴 인맥을 관리하는 SNS라고 생각하면 된다.

채용 담당자에게 필수 도구

2003년 페이팔 출신인 리드 호프먼 등이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링크드인은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에 비해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조용히 내실 있게 성장해 2011년 기업공개까지 한 알짜배기 회사다. 최근 몇 년간 기업공개를 한 인터넷 기업 중 징가·그루폰·페이스북 등이 공모가보다 주가가 떨어지는 등 고전했던 반면 링크드인은 홀로 4배 이상 주가가 상승해 지금은 22조원의 시장가치를 자랑한다.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NHN의 두 배에 가까운 시가총액이다.

링크드인은 왜 인기가 있을까. 첫째, 링크드인은 누구나 자신의 이력과 학력 등 경력을 올리고 자신을 마케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높은 실업률이 링크드인에게는 거꾸로 성장 기회가 되기도 했다.

둘째, 직장 동료나 상사가 프로필에 추천의 글을 쓸 수 있도록 한 점이 차별화 요소가 됐다. 본인이 쓴 이력 이외에 제3자의 추천서를 통해 검증을 할 수 있어 프로필의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다.

셋째, 소개 기능이 강력하다. 위의 에피소드에서 말한 것처럼 접촉하고자 하는 사람을 직접 모르더라도 링크드인을 통해 그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내 인맥을 쉽게 찾아내어 그를 통해 소개받을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이제 미국에서는 CEO부터 일반 직원까지 웬만한 사람은 모두 링크드인에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해 둔다. 덕분에 링크드인은 세계 최강의 비즈니스 인명사전이 되었다.

헤드헌터나 기업의 채용 담당자에게도 링크드인은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다. 이들은 온라인 구인 사이트에 내던 채용공고 광고비를 링크드인에 쓰기 시작했다. 올 1분기 링크드인의 매출 3500억여 원 중 절반가량은 이런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링크드인은 영어권을 중심으로 글로벌하게 세력을 확장 중이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IT업계에 종사하거나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링크드인 사용자가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링크드인이 대중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