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컴퓨터를 뒤져 보다가 발견했다. 언젠가 인터넷 써핑중에 제목과 같은 글이 있어서 저장해 놓았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꽤 중요한 말이 많이 있다. 어느 현직에 계신 교수님이 정리한 글로 추정되는데 그대로 여기에 붙여 넣는다. (본의 아닌 무단게재....참고로 원 저자께 여기서나마 감사함과 죄송한 맘을 전합니다.)
논문 proposal 가이드라인
다음은 학위 논문 proposal에 대한 guideline이다. 모든 선생님들이 같은 guideline을 가지고 있으리란 법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자신의 학위 논문 committee에 들어가는 학생들 경우는, 다음의 사항들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를 바란다. 향후 더 추가하기로 하고,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1. 논문 proposal 도 academic writing의 일종이다. 따라서 academic writing 일반에 적용되는 요건들을 준수해야 한다.
2. proposal은 공식 문건이다. 오타와 오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타와 오문을 없애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주변의 동학에게 검토를 부탁하는 것이다.
3. 적절한 제목을 부여한다.
4. 문제의식의 명료화: 자신의 프로젝트가 하나의 답이라면, 문제는 무엇인가?
5. 관련된 기존 학술 담론과 자신의 프로젝트와의 관계를 명료히 한다: 이것이 반드시 자신의 프로젝트가 기존 학술 담론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프로젝트가 기존 학술 담론 전체를 뒤집어 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심지어 그런 경우에조차 자신의 프로젝트와 기존 학술 담론과는 "관계"가 없지 않다. '단절' 역시 관계의 한 방식이다.
6. 기존학술담론 종사자들을 넘어, 보다 넓은 지식대중에게 왜 이러한 작업이 필요한지를 설득할 수 있으면 좋다. 그러나 proposal에서 그러한 설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는 안된고, 필요하면 서두에서 짧게 언급할 수 있다.
7. 자신이 취할 방법론, 혹은 방법론적 입장을 가능한 한 명시하라. 이것은 기존 학계의 논의를 넘어서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방법론을 취하는 경우, 특히 중요하다. (그래, 물론 궁극의 방법론은 "정신집중"이다. 그러나 어느 방향으로 정신을 집중할 것인가?)
8. 이처럼 기존 학술 담론과 자신의 프로젝트와의 관계를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state of the art에 대한 나름의 이해와 정리가 필요하다. 그 정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프로젝트가 갖는 의의와 위상을 도출해야 한다. state of the art를 정리하는 데, 잡다한 나열은 금물이다. 관련된 주제에 대한 요령 있는 정리를 위해서는, 기존 담론에 일정한 구조를 부여해야 한다. 구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기존 논의에 대한 숙지와 아울러 숙성된 자신의 시각이 있어야 한다.
9. 규모의 문제: 자신의 프로젝트가 박사논문에 걸맞는 규모와 비중을 가진 작업인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자신의 프로젝트의 규모와 비중이 너무 작지 않나 하는 고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역으로, 규모와 비중이 너무 커서 현단계에서 다루기가 불가능한 프로젝트는 아닌지도 자문해봐야 한다. 예컨대 박사논문을 위해 10년 이상의 세월을 바치는 것은, 대개의 경우, 생산적인 계획이라고 할 수 없다. 보다 큰 프로젝트는 차후의 기획으로 남기고, 박사논문은 그 기획으로 가기 위한 한 단계로 설정될 수도 있다.
10. 서지: proposal의 뒷부분에 서지를 붙인다. 아무렇게나 나열하지 말고, 순서와 요령에 의해 서지를 구조화한다. 구조화에는, 주제별, primary/secondary source별, 언어별 ...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11. 망라해야 할 서지에는 당연히 외국어 자료도 포함된다. 아직 필요한 외국어를 습득하고 있지 못하면, 논문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한국어와 영어는 기본이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의 경우 19세기 말 이전의 자료를 다룬다면, 한문독해 능력이 추가로 요구된다. 현대 동아시아 정치사상을 다룰 경우, 중국어 and/or 일본어가 중요할 것이다. 비교 정치 사상의 경우도 나름의 외국어 습득을 요구할 수 있다.
12. 자신이 논문에서 다룰 자료와 그 성격과 의의를 명시한다. 그 자료는, written text일수도, 통계일수도, 인터뷰일수도 있다. 자료의 포착은 주제 및 방법론의 선택과 가분의 관계에 있다.
13. 현재 예측 가능한 수준의 목차를 적는다.
14. 이것이 현대 학계의 제도 아래 이루어지는 작업인 한, 기존 지식에 일정한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 요구된다. 다시 말하여, 학위 논문은 기존 논의를 요약 정리하는 작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석사논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 “새로운 공헌”의 정도에 대한 기대는 석사논문과 박사논문이 각기 다르다. 석사논문의 경우, 각별한 수준의 창의성이 요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단한 창의성이 요구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하나의 학위 논문인 한, 기존 논의의 단순한 정리 수준은 넘어서야 한다. 논문은, 새로운 자료를 통해 다른 경로를 거쳐 같은 결론에 이를 수도 있고(그리하여 기존 결론을 보강할 수도 있고), 같은 자료를 통해 다른 결론에 이를 수도 있고, 새로운 자료를 통해 다른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알려진 결론이지만, 보다 풍요로운 기술에 도달할 수도 있으며, 새로운 예를 추가할 수도 있다. 결국 각 case 마다 공헌이 실현되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Proposal은 독자로 하여금 해당 프로젝트가 기존 논의에 어떤 공헌을 할 지 대략이나마 예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
15. draft를 완성하고 지도교수에게 보이기 이전에, 주변의 동학/선배에게 읽어주기를 부탁하고 코멘트를 받아 수정한다.
16. 이와 같은 guideline을 기계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따르지 않을 경우에도, 그에 대한 의식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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