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brain.net에서 퍼온 글입니다. 호프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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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글을 올린 분의 경우처럼 SSCI 저널에 논문을 싣고자 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한국
학자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SSCI 저널의
associate editor로서 몇년 리뷰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 게재에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드렸으면 합니다.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게재가 좌절되더라도 절대 절망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제가 리뷰를
맡고 있는 저널도 게재율이 10% 남짓하고 지면 관계상 우수한 논문들을 참으로 아쉬운 마음으로 리젝트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래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저와 같은 분야에서 해외저널에 가장 많이
논문을 내신 분도 처음에 10번 가까이 실패하고야 첫 게재를 하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에 내신 논문은 대부분 해외 저널에 게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법을
터득하신거지요.
동양에서 오는 논문들에 대해 리뷰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점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피하실 수 있다면 게재 가능성이 높아지겠지요.
1) 논리적 흠결 / 일관성의 문제
사회과학에서 잘된 논문은 반대자도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의 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동양에서
오는 논문 중에 이러한 논리적 구조가 약한 경우를 많이 보는데 예를 들어 '이건 이런데 그건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주장과 결론만 있지 결론을 도출하고 주장을 입증하는 치밀한 논리전개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앞부분에서 기술한 내용이 뒷부분의 주장과 맞지 않고 서로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안들을 그저 병렬적으로 제시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2) 각주의 문제
그러한 논리전개는 풍부한 전거(reference)를 통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머리속에서 나오지 않은 모든 생각과 문장에는 각주를 달아야 합니다. 내용 자체는 참신한데 각주가 대단히 빈약해서 게재를 하지 못한 경우도 제법 있었습니다. 사회과학도 과학이니만큼 모든 주장과 결론은 치밀한 논리와 공신력이 있는 충분한 전거를 통해 입증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주의 형식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을 따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언어의 문제
저희 저널의 리뷰어간에도 비영어권 학자들의 언어문제를 가지고 좋은 논문을 리젝트하지 말자고 합니다만 실제 리뷰를 해 보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영어를 가지고 논문을 리뷰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가 않습니다. 독자들을 생각해서 결국 영어도
고쳐줘야 하는데 자신이 영어로 논문쓰는 것보다 더 번거롭고 어려운 것이 남의 영어 고치는 것인만큼 영어에 문제가 많으면 제대로 리뷰를 하지 않게
됩니다. 자연과학과는 달리 언어표현의 비중이 큰 사회과학에서 원어민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자의 사고와
주장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영어가 되어야 합니다. 이미 여러 분들이 지적한대로 남이
번역해서 영어논문을 만들어주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상당 수준 영어의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4) 불필요한 감정, 감상.
토론에 약하고 반대자를 존중하지 못하는 것이 동양의 약점이라고들 흔히 말하는데 논문에서도 이런 문제가 표출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장과 결론이 있더라도 논문의 저자는 어디까지나 과학자요 관찰자의 입장에서 서술해야 하는데 반대의견에
대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든지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 논문 서술이 마치 편을 나누어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든지 하는 것은 리뷰어에게 좋은 인상은 주지 못합니다.
5) 통계의 문제
사회과학도 어디까지나 과학이니만큼 주장의 근거가
객관적으로 입증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통계입니다. 통계적인 근거 없이
주장이 앞선다거나 인용한 통계 자체의 공신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6) 자체 검증의 실종
좋은 논문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반대되는 입장을 생각해보고 이러한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려를 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자체 검증'의
결과 자신의 주장과 결론이 어느 정도 보편타당성이 있는지, 장단점이 무엇인지도 서술하게 되는데 이러한
균형감과 객관성은 논문의 완성도와 게재가능성을 높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과 결론은 강하게 내면서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반대주장에 대한 분석과 고려가 전혀 없어서 아쉬움을 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7) 창의력의 부재
한때 한국에서 외국에 내는 논문의 상당수가 한국의 실정과 제도를 소개한다든지 외국과 비교한다든지 하는 '비교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비교연구도 의의가 적지 않습니다만 top 저널에 게재될 만한
논문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고와 분석, 결론이 분명히 드러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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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들을 짚어보신 후 다음 단계로 게재하고자 하는 저널 자체의 특성도 파악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널도 각기 선호와 개성이 달라서 이를 파악하는 것이 게재가능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줍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전 5년에서
10년 정도 기간 동안 출판된 목표 저널을 정독해 보는 것입니다. 저널이 어떤 토픽을 선호하는지, 자주 게재되는 논문의 스타일과 방향은 어떤지 한번 파악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지난 6~7년 동안 20여편 해외저널에
논문을 게재했습니다만 해당 저널의 특성에 따라 논문에서 강조하는 방향이나 스타일을 조금씩 수정해서 제출하고는 했습니다. 물론 단기에 이미 출판된 논문과 비슷하거나 같은 주제로 논문을 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고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sojuclub@hot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가능한 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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