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영에 대한 글 (카이스트 김영걸 교수님 글... 퍼옴)

지식경영의 이론적 배경

[김영걸: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경영패러다임의 변화와 지식경영의 도래

피터 드러커의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에 따르면, 다가오는 21세기는 지금까지의 산업화 시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 끊임없는 신 기술의 등장, 심화되는 경쟁환경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초경쟁 환경(Hyper-competition)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국내에서 또한, IMF 한파 이 후, 시장자율화와 외국자본/기술의 도입이 더욱 가속화 됨으로써 지적능력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 및 조직차원의 경쟁력 확보가 매우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및 산업일반에 대해 최근 심층분석을 실시한 한 외국 컨설팅업체는 한국경제가 경쟁력을 상실한 주요요인을 선진국들과의 “지식격차”로 진단한 바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바탕으로 최근 국내외 학계 및 업계에서 관심을 가지는 주제가 지식경영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앞으로의 지식사회에서 조직이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경쟁자원이 지식이고 지식의 축적 및 효과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다. 즉, 지적자원을 바탕으로 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여 해결하고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여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경쟁전략의 초점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경영의 개념과 이해

지식이란 고부가가치의 정보를 말하며 기존의 데이터나 정보와는 달리, 인간의 인지적 활동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정보나 데이터가 사용자의 인식, 해석, 분석 및 이해 등의 인지적 활동을 거치면서 경험이나 문제상황(Context)과 결합함으로써 보다 가치부가적인 지식이 창출된다. 그러므로 지식은 기존의 데이터나 정보에 비해 기업차원에서 높은 가치를 내포한 반면 사람에게서 오랜 시간을 거쳐 창출된다는 특성을 가지므로 관리하고 공유하는데 있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방대한 양의 구조적 데이터를 처리-보관하고 있는 반면 중간관리자나 최고경영층이 수시로 필요로 하는 의사결정지원 목적의 비정기적, 비구조적 정보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정보가 반복적으로 기업문제해결에 적용되어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된 개인 및 조직 차원의 지식은 관리는커녕 아예 파악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식 창출 기업”이란 저서로 유명한 노나까 교수에 따르면, 조직내의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과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은 사회화(Socialization), 외재화(Externalization), 결합화(Combination), 내재화(Internalization) 등의 상호전환과정을 거치면서 개인지식에서부터 팀 및 조직지식으로 발전한다. 여기서 암묵적 지식이란 어떤 유형이나 규칙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주관적이자 내재적인 지식을 말하며 개인이나 조직의 경험, 이미지, 혹은 숙련된 기능, 조직문화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에 반해 명시적 지식은 누구나 이해 또는 전달할 수 있는 객관적 지식이며 문서, 규정, 매뉴얼, 공식, 컴퓨터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사회화란 품질관리 분임토의와 같이 각자의 암묵적 지식을 그룹이라는 공동체를 통하여 결합시키고 공유하는 과정이다. 외재화란 전문가시스템의 구축에서와 같이 개인이나 조직의 암묵적 지식을 관리 및 공유가능한 명시적 지식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이다. 결합화란 다국적 컨설팅 회사의 글로벌 지식공유시스템에서 볼 수 있듯이 회사내 분산된 명시적 지식들을 통합시키는 과정이며 내재화란 교육받은 내용을 실제 문제에 적용하여 체화된 암묵적 지식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이다. 이와 같이 복잡하고 상호 전환적인 특성을 지닌 지식의 창출과정을 조직차원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경쟁능력을 제고 시키고자 하는 것이 바로 지식경영 혹은 지식기반경영의 주요 목적이다. 조직의 지식관리란 지식을 개인이나 조직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획득하게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조직내의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게 하며, 조직내 메모리에 체계적으로 저장하여 지식기반경영을 가능케 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지식경영과 학습조직

학습조직이란 아지리스(Agyris)의 쌍고리 (Double-Loop) 학습모델이나 센지(Senge)의 시스템적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업무프로세스의 효율성 향상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업무프로세스 자체의 구조까지 개선대상으로 보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조직이다. 이러한 학습조직에서는 모든 개인과 부서들이 자신의 업무영역에서 효과성과 효율성의 두 고리를 순환하며 한 업무사이클에서 파생된 피드백 결과를 다음 업무사이클에 즉시 반영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영개선을 이루어 나간다. 많은 기업들이 초경쟁환경의 21세기를 앞두고 조직학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또 학습조직이 되려는 비젼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학습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는가 하는 방법론 수준에 도달하면 대부분 막연한 상태이기도 하다. 조직내 대부분의 지식이 조직원 개인의 머리속에 암묵적 지식형태로만 남아 있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사람이 바뀔 때마다 새로 온 사람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모든 업무를 새로 익혀야 하니 이런 기업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중학교로 진학 못하고 다시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반복해야 하는 마치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은 고통을 평생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지식경영은 전사적 지식자원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조직학습의 효과를 최대화하고 학습조직의 틀을 구축함으로써 조직의 지식기반 경영능력을 확충하고 나아가서는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달성함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지식경영은 학습조직이란 비젼을 현실화시켜 주는 도구로써의 역할과 학습조직이라면 당연히 추구해야할 경영패러다임의 모습을 동시에 제시한다고 볼 수 있겠다.

 

지식관리 시스템

지식관리 시스템이란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개인이나 조직차원의 지식관리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정의된다. 지식관리 시스템은 조직구성원의 지식관리에 대한 자세, 조직의 제도, 문화 등의 조직차원의 인프라와 통신 네트웍, 하드웨어, 각종 소프트웨어 및 도구 등의 정보기술 차원의 인프라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지식을 저장하는 지식 베이스는 정의된 조직의 지식구조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지식을 창출하여 입력하고, 조회, 편집 및 활용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능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직의 효과적인 지식관리를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의 지식관리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기술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l  조직 내외부 정보 시스템들의 데이터, 정보에서부터 지식에 이르기까지의 상호연계

l  지식의 저장 및 관리를 위한 지식베이스

l  개인간 또는 조직간의 지식교류를 위한 다양한 통신채널

l  사용자의 다양한 지식활용 및 표현을 위해 각종 분석 및 프리젠테이션 도구들과의 통합

l  사용자의 시스템 활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GUI 기능

효과적인 지식관리시스템은 조직내부의 지식과 조직외부의 지식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조직외부의 환경적 요구 지식과 조직내부 지식간에 일치됨으로써 그 효율성이 극대화 될 수 있다. 조직 내부의 통합은 개인지식, 팀 차원의 지식 및 조직차원의 지식 뿐만 아니라 기존 정보 시스템들과의 유기적인 통합을 포함하고 있다. 외부적 통합은 조직 외부의 정보 또는 지식의 주요 원천인 외부공개DB, 인터넷/WWW 등 뿐만 아니라 정보제공업체나 전략적 파트너, 공급업체 또는 고객업체 등과의 통합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 외부적인 통합이 사용자의 지식활용과 일치할 때, 조직의 지식활용능력이 극대화 된다는 것이다. 한편, 지식관리시스템의 본격적인 구축 및 이론적 가시화를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해결 과제들이 남아 있다. 즉, 노우 하우, 경험 등의 메타 지식을 어떻게 모델링 하고 구조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어떻게 지식을 측정할 것인가?, 기존 정보시스템의 DB로부터 어떻게 지식을 도출할 것인가?, 그리고 지식공유의 한계점이기도 한 보안 및 지적재산권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